올들어 전체 수입차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1억원 이상의 고급차 판매량은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수입차 판매량은 14만4741대로 지난해 상반기 16만7367대에 비해 13.5% 줄었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여파 때문으로 10% 넘게 줄었들었다.
그러나 비싼 차는 오히려 더 잘 팔렸다. 1억원 이상 판매대수는 3만1023대로 전년동기 2만7892대보다 11.2%나 늘었다. 역대 최대치다.
수입 고급차 판매 증가와 원자재 상승에 따른 '카플레이션' 영향으로 국산차를 포함한 판매가격 평균도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가격 평균은 4,270만원으로 전년동기의 4,000만원보다 5.8% 올랐다. 올해 상반기 총 판매액 약 32조1,000억원 중 수입차 금액은 약 11조4,300억원으로 32.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상반기 32.4%를 넘어선 최대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양극화 심화'와 '보복 소비' 심리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돈 있는 사람이 돈을 더 벌게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다"며 "그러면서 고급차가 더 잘팔리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못가게 되면서 그 비용이 차량 소비로 치우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도 "전체 차량 판매는 줄었지만 테슬라나 제네시스 같은 고가차들은 보조금이 없어도 더 잘팔리는 상황"며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벤츠 마이바흐 S클래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된 1억원 이상 승용차(옵션 제외)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였다. 대형 세단인 벤츠 S클래스는 1월부터 7월까지 총 7,421대 신규등록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4,036대 등록된 X5다. 3위는 메르세데스-벤츠 GLE(3,580대), 4위는 BMW X7(2,991대). 5위는 BMW X6(2,744대)로,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벤츠와 BMW 모델이 차지했다.
<BMW 뉴 7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