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족 중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왜건을 놓고 어떤 걸 살까 망설이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SUV는 아스팔트 등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에 적합한 반면 왜건은 비포장도로와 산악길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런 운전자의 고민을 해결해줄 신차가 등장했다. 바로 왜건의 장점에 SUV의 주행 성능을 합친 볼보의 크로스 컨트리 V60이다.  

크로스 컨트리 시승 행사는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8일 오전 경기도 가평 아난티클럽에서 개최됐다. 시승 코스는 국도를 따라 달리다가 유명산 꼭대기까지 비포장 산악길을 오르도록 짜여 있었다. 

일단 첫인상은 SUV보다는 해치백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꼼꼼히 뜯어볼수록 왜건과 SUV의 모습이 함께 보였다. 험로 주행 중에 차체 하단을 보호하기 위해 차량 바디의 전면과 후면, 측면에 배치한 스키드 플레이트 때문에 견고한 느낌이 들었다.

크로스 컨트리 V60은 운전대 옆에 차 키를 꽂고 스마트키 버튼을 눌러야 시동이 걸린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키만 누르면 되는 차들과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기본이 사륜구동 차량이라 다른 SUV 등과 달리 별도 사륜구동 전환 장치가 없었다. 대시보드 중앙 패널은 실제 나무 재질인 '인스크립션 리니어 월넛 데코'로 마감해 내부 공간이 깔끔했다. 

시트 3개를 완전히 접으면 트렁크 공간이 최대 1천664ℓ까지 커져 다양한 캠핑 용품을 적재할 수 있었다. 

아난티클럽에서 출발할 때는 5,550만원 짜리 D4 AWD를 이용했다. 디젤 모델답지 않게 소음이 크지 않았고 아스팔트에서 가속 페달을 밟자 주저함 없이 속도가 올라갔다. 코너 핸들링 또한 즉각적으로 반응해 세단 못지 않은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크로스컨트리 V60의 진가는 오프로드에서 발휘됐다.

유명산 입구에서부터 아슬아슬한 비포장 비탈길이 나타났다. 경사가 40도를 넘어 가슴을 졸였지만, 크로스컨트리 V60은 헛바퀴 도는 것도 없이 밟는 대로 마치 평지를 가듯이 당당하게 올라갔다. 이런 산길을 20여분간 지나 유명산 꼭대기에 다다른 순간 마치 왜건을 타고 올라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명산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5천220만원 짜리 D4 모델을 타봤다. 급경사 비포장 비탈길이 아찔했지만 이 차는 강력한 제동력을 발휘하면서도 거침없이 주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아스팔트 길에 접어들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안락하고 조용한 주행 성능을 제공해 '볼보의 팔방 미인'이라는 별명이 왜 붙었는지 알 것 같았다.  

 (연합뉴스) 심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