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내놓은 '8월 자동차산업 동향(잠정)' 자료에 따르면 그랜저(4만5,055대)가 1~8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쏘렌토(4만4,391대)가 불과 664대 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러다 5월을 기점으로 그랜저의 월간 판매량이 쏘렌토를 2,000대 가량 앞섰다. 그랜저는 5월 7,602대, 6월 7,919대를 기록한 반면 쏘렌토는 같은 기간 5,356대, 5,593대에 그쳤다. 1~6월 누적으로는 그랜저 3만3,672대, 쏘렌토 3만1,777대로 순위가 바뀌었다.
7월부터는 다시 월간 판매량이 뒤집히면서 쏘렌토가 추격을 시작했다. 8월에도 쏘렌토가 5,674대로 그랜저 4,606대를 제치면서 누적 판매량 격차를 더 좁혔다.
두 차종의 판매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디펜딩 챔피언'인 그랜저가 오는 11월 완전변경(풀체인지)을 앞두고 있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높은 인기가 쏘렌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출시된 6세대 그랜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국내 차종 판매량 1위를 고수했다.
다만 현대차는 7세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지난 6월부터 기존 모델 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신형 모델로 계약이 전환되는 임시 코드를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세대 모델 판매량은 7월부터 줄어드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공간 활용도가 좋은 SUV 모델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8월 판매량 10위권에는 SUV 차종만 6종(쏘렌토·스포티지·토레스·셀토스·캐스퍼·팰리세이드)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중형 SUV 쏘렌토는 경쟁 모델보다 넓은 공간 덕에 SUV 모델 1위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판매량 1위 차종으로 그랜저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 신차효과를 톡톡히 거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랜저 7세대 모델의 계약 고객은 이미 6만명을 넘어섰다. 11월 7세대 모델이 출시되면 그랜저 판매량은 다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겨울철에는 빙판길 주행과 실외 활동이 어려워 공간이 넓고 4륜 구동 모델이 있는 SUV 판매량도 높게 나타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11월 새 그랜저가 출시되면 신차 효과가 있어서 쏘렌토의 역전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연말에는 SUV가 선호되는 경향이 있고, 쏘렌토의 역동적인 디자인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상승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