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취임식 공식 행사에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국산 방탄차를 이용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동작구 현충원 참배 후 취임식이 거행된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이동하는 길에 현대자동차의 에쿠스 방탄차를 탔다.
취임식이 끝난 뒤 국회에서 서강대교까지 카퍼레이드를 하고, 광화문광장에 들러 '뒤풀이'격 행사에 참석한 뒤 청운·효자동 주민 환영 행사를 거쳐 청와대에 가는 길에도 국산 에쿠스를 이용했다.
박 대통령이 탄 차는 에쿠스 리무진보다 전장을 대폭 늘린 에쿠스 스트레치드(Stretched) 방탄차다. 현대차가 별도로 개발해 최근에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께 강남구 삼성동 사저를 나서 현충원까지 가는 길에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풀만가드(방탄차)를 탔다.
- 국내에서 방탄차가 처음 개발된 것은 에쿠스 방탄차가 탄생한 2009년이었다. 그전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현대차는 2009년 9월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 3대를 대통령실 경호처에 기증했다. 이후에도 현대차는 정부에 에쿠스 방탄차를 추가로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쿠스 방탄차의 방탄 성능은 수입 방탄차와 견줘 손색이 없고 타우엔진을 일부 변경해 강력한 동력성능을 갖췄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차체에 고강도 철과 티타늄 등을 적용해 무게가 일반 승용차에 비해 1.5t 이상 무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내에 위성통신장치가 달려 있어 긴급 상황 발생 시 교신 및 위치추적이 가능하다”며 “지뢰와 수류탄 등 폭발물이 터져도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안전장치가 달려 있다”고 귀띔했다.
- 현대차 관계자는 "방탄차는 국가 정상이나 국빈이 타는 것이기 때문에 제공 이후의 개조 여부나 상세한 제원을 공개하기 어렵다"며 "에쿠스 방탄차는 최근 유럽에도 5대 수출됐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구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해외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현재 청와대에서 사용하는 대통령 전용차는 벤츠와 에쿠스 외에 BMW ‘760Li 하이 시큐리티’, 캐딜락 ‘드빌 리무진’ 등 총 4종이다. 청와대는 같은 차종을 최대 5대까지 보유하고 있다. 대통령이 어디에 탔는지 알 수 없도록 똑같은 차가 동시에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 정부가 기증한 에쿠스 리무진 방탄차를 탔으며, '월드스타' 싸이도 이달 남미를 방문한 기간에 현대차가 제공한 이 방탄차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