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의 일본 자동차시장 결산결과는 혼다의 하이브리드차 ‘인사이트’의 선전으로 떠들썩했다. 출시된 지 3개월만에 하이브리드차로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 월간 신차판매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토요타와 혼다, 하이브리드차 경쟁 치열 인사이트의 인기비결은 ☞첫째, 크게 낮아진 가격이다. 토요타의 2세대 프리우스보다 무려 44만엔이 저렴한 최저가격 189만엔에 출시되었다. 비록 배기량 차이(인사이트 1,300cc, 프리우스 1,500cc)가 있긴 하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인하폭은 대단히 컸다. ☞둘째,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지원정책 시행이다. 4월부터 실시된 친환경차에 대한 중량세와 취득세 면제조치가 하이브리드차의 판매확대를 도왔다. ☞셋째, 연비성능의 개선이다. i-VTEC 엔진과 혼다만의 하이브리드시스템(IMA)을 적용해 일본 국토교통성 심사결과 30km/ℓ에 달하는 연비를 달성했다. ☞넷째, 신차효과이다. 5월로 예정된 3세대 프리우스보다 빠른 출시를 단행함으로써 시장선점에 성공했다. 혼다의 도전은 토요타의 독주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토요타가 혁신 딜레마(Innovation Dilemma)에 빠져 있을 때 후발주자로서 ‘기능단순화와 가격인하’라는 파괴적 혁신(Destructive Innovation)을 통해 토요타의 독주체제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신 딜레마란 소비자가 요구하는 성능향상 수준보다 기업의 혁신내용이 과잉인 경우, 즉 오버 스펙으로 인한 시장장악력 감소 등을 의미한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차 제품개선과 성능향상 욕구에 집중함으로써 과잉 품질과 성능, 고가격이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혼다는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다소 소극적인 입장이었지만 인사이트 개발을 기점으로 파괴적 혁신전략을 통한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경쟁구도 재정립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토요타의 반격도 매서웠다. 바로 다음달인 5월 3세대 프리우스가 신차판매 1위에 오른 것이다. 토요타 역시 소비자의 하이브리드 구입 소구점을 가격으로 판단하고 기존모델보다 28만엔이 저렴한 최저가격 205만엔에 제품을 출시했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구형이 된 2세대 프리우스를 인사이트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하는 등 공격적인 저가판매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3세대 프리우스의 인기비결은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배기량이 1,500cc에서 1,800cc로 상향되면서 출력이 20마력 높아졌으며 모터출력도 10W 증대돼 가속성능 또한 향상되었다. 차체 중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비도 38km/ℓ로 크게 개선되었다. 또 옵션이기는 하지만 천장에 설치한 태양전지판으로 전기를 발전시켜 차내를 환기시키는 시스템을 장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진화된 친환경차의 모습 구현에 신경을 썼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3세대 프리우스는 출시 한 달 만에 18만대가 수주되었고 인도받는 데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하이브리드부문의 양강, 토요타와 혼다의 하이브리드차 가격인하 경쟁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제조비용이 아닌, 시장이 요구하는 가격수준으로 양사가 판매가격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혼다가 하이브리드차 구입자를 대상으로 구입이유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은 뛰어난 연비와 연료비·유지비 경감 등 경제성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 구입을 꺼리는 이유를 물었을 때는 비싼 차량가격이라는 답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혼다는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사이트의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토요타도 혼다의 전략에 곧바로 대응해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가격수준으로 3세대 프리우스의 가격을 책정해 시장에 출시했다. 토요타가 책정한 3세대 프리우스 가격 205만엔은 일본자동차공업협회가 지난 2005년 도쿄모터쇼 내장객을 대상으로 “얼마면 하이브리드차를 구입하겠는가?”라고 물었을 때 절반 이상이 210만엔 이하라고 대답한 결과를 참조한 것이다. 이러한 양사의 가격경쟁은 하이브리드차 판매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규모의 경제로 인한 가격하락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경쟁업체들의 하이브리드차 가격인하를 위한 개발경쟁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차는 선전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판매대수는 줄었지만 하이브리드차의 시장점유율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2008년 2.4%에서 올 1월 2.4%, 2월 2.3%, 3월 2.5%에 이어 4월에는 2.7%로 증가했다. 인사이트와 3세대 프리우스가 미국시장에 출시됨에 따라 미국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 LPi 하이브리드차 세계 최초 출시 우리나라에서도 현대·기아차가 7월 세계 최초의 LPi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LPi 하이브리드차는 공인연비가 17.8km/ℓ에 달하고 LPG가격이 휘발유의 60% 수준에 불과해 운전자가 느끼는 경제적 이득이 크게 증대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미국시장에 쏘나타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출시하기로 하는 등 하이브리드차 라인업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 환경에 대한 관심이 배기가스에서 온실가스로 옮겨진 상황에서 고연비차는 최고의 친환경차이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미국 자동차전문지 켈리블루북(Kelley Blue Book)이 선정한 2009년 미국 내 최고연비 차량 톱10에 하이브리드차가 무려 6종(가솔린 2종, 디젤 2종)이 올랐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가 고연비 친환경차로서의 위상을 확실하게 정립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가 줄어들고 시장도 침체될 것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과는 달리 친환경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부문은 업체들의 전용모델 조기 출시, 원가경쟁력 확보 노력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켜 보다 빠른 시기에, 보다 다양한 차급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차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맞아 자동차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최 상 원 연구위원/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