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km로 달리는 차량이 사전 제동 없이 콘크리트 벽과 부딪혔을 때 받는 충격은 차를 탄 채로 약 40m의 높이에서 떨어져 땅바닥과 충돌할 때의 충격과 비슷하다고 한다. 이는 15층 높이의 아파트 옥상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충격과 맞먹는다고하니 대단한 충격이다. 이때 발생하는 충격의 상당부분은 찌그러지는 차체와 시트벨트가 흡수하고 나머지는 에어백이 감당한다. 그런데 이러한 기능을하는 에어백에 구멍이 뚫렸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일단 차량이 충돌하게 되면 에어백의 중앙제어장치인 ECU가 가속도 센서 신호를 분석해, 가스 발생기에 전류를 흘려준다. 그러면 가스 발생기 내에 있는 화약이나 압축가스가 폭발하고 이때 생성되는 기체가 공기 주머니를 부풀려 승객을 보호하는 것이 에어백의 원리다. 안전을 위해 에어백을 장착했지만, 에어백 팽창 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차량 충돌의 충격으로 튕겨나가는 탑승자를 향해 에어백이 높은 속도와 압력으로 팽창하기 때문에, 에어백 자체가 위협이 될 수 가 있다. 잘못하면 더 큰 인명피해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에어백이 장착되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단순한 형태의 에어백, 즉 빠른 속도로 전개되어 단단하게 팽창한 공기주머니와 부딪혀 상해를 입은 사례가 많이 보고 되기도 했다. |
그리고, 전자제어기술이 발달하면서 여러 종류의 센서를 이용해 승객의 위치와 체격, 앉은 자세, 시트벨트 착용 유무 등을 판단하여 에어백을 전개시키지 않거나 2단계로 전개하는 ‘기능향상 에어백’이 속속 개발되어 에어백 압력에 의한 상해를 방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에어백에는 조그마한 구멍들이 뚫려져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사고 현장에서 운전석이나 조수석 에어백이 바람이 빠진 채로 늘어져 있고 후면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에어백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이 장면을 보고 에어백이 불량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일련의 장치이다. 충돌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반동으로 탑승자가 튕겨나가 운전석 앞부분의 크래시패드에 운전자가 부딪히는 시간은 약 7/100초에서 8/100초 사이. 그야말로 순식간이다. 그보다 더 빠른 6/100초 이내에 전개돼야 하므로 에어백의 전개속도는 시속 200km 이상이다. 또한 완벽하게 전개되면 마치 터질 듯이 부풀어 매우 단단해진다. 만약 에어백이 팽창한 후에도 전개된 모양 그대로 단단하게 유지되고 있다면 탑승자가 에어백에 의한 반동으로 다시 뒤로 튕겨나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에어백 후면에 벤트 홀(Bent-Hole)이라 불리는 3~4개의 구멍을 뚫어 에어백을 팽창시킨 가스를 외부로 배출시키도록 한 것이다. 충돌 후 탑승자가 앞쪽으로 튕겨나가는 사이에, 에어백이 팽창해 전체적인 모양을 만들어 주고 나서 내부의 가스를 방출시켜 푹신한 형태를 만들어 탑승자를 안전하게 받쳐주는 것이다. 바람이 가득 들어 있는 빵빵한 풍선에 부딪히면 반동으로 인해 튕겨나가므로, 누르면 쏙 들어가는 스펀지처럼 에어백을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해 주는 것이 바로 이 구멍들이다. <현대모비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