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1천만명이 사용하는 인기 앱 네이버지도에 내비게이션(길안내·이하 내비) 기능을 넣기로 하면서 내비 시장이 '제2의 격변'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내비는 1990년대 말 처음 나올 때는 지도를 액정화면에 띄우는 하드웨어였지만 이후 2000년대 말 스마트폰 혁명을 맞으면서 어떤 단말기에나 깔아 쓰는 길 안내 소프트웨어(내비 앱)로 존재 형태가 바뀌었다.
이후 검색과 콘텐츠를 갖춘 포털 네이버가 내비 시장에 진입하며 내비 앱이 스마트카·위치 검색·소셜네트워크(SNS) 등과 융합해 새 수요를 만드는 '서비스'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단순 길 안내만 하던 내비가 차량 관리, 여행지 검색 및 탐색, 커뮤니티(동호회) 모임 지원, 운전자 안전 관리 등을 제공하는 '만물상자'로 변신해 고객의 범위가 훨씬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시장 진입은 비교적 단순하던 내비 앱의 수익 구조에도 변혁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내비 앱은 SK텔레콤 T맵처럼 월 수천원 사용료(자사 이동통신 요금제 가입시 무료)를 부과하거나 '김기사' 앱처럼 설치는 공짜지만 이후 디스플레이 광고를 노출하는 경우가 수익구조의 전부였다.
그러나 내비 앱이 서비스를 확충해 사용자층이 넓어지면 '위치 맞춤형 광고' '네이티브 광고'(지도 콘텐츠처럼 보이는 광고) '단계별 요금제' 등 새 수익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예측한다.

T맵을 운영하는 SK플래닛의 한 관계자는 "내비가 '플랫폼'(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고객을 매개하는 바탕)으로 자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네이버의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T맴과 김기사 양강구도서 네이버 가세 '3파전' 가능성
현재 내비 앱 시장은 SK텔레콤 T맵과 카카오 소속 김기사의 양강 체제인데, 네이버가 가세해 3파전 구도를 띨 가능성이 크다. 월 사용자수는 T맵이 800만명, 김기사가 250만명 수준으로 네이버 지도앱(1천만명)보다는 적다.
그러나 네이버 지도앱의 1천만 사용자가 곧바로 모두 내비를 쓴다고 단언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 지도앱이 장소 검색 등에 많이 쓰인 만큼 사용자들에게 내비로 인식되는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T맵과 김기사는 각각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의 서비스답게 경쟁이 치열하다. T맵은 실시간 교통정보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확한 길 안내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며, 김기사는 인기 택시앱인 '카카오 택시'에 탑재되며 고객과의 접점을 계속 넓히고 있다.
포털의 내비 진출 경향은 국외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구글의 구글맵은 2009년부터 내비 기능을 제공해 현재 유럽과 남미 등에서 구글맵을 구동한 스마트폰을 내비 기기로 쓰는 사용자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