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만도 중국 R&D센터(MRC)의 준공식에 참석해 "만도의 2012∼2013년 R&D 투자액은 매출액 대비 4%대였으나 올해는 4.6%로 확대하고 앞으로 5%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만도의 주요 고객사인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도 R&D 투자액이 매출액의 5%를 넘긴 사례는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작년 매출액의 2.1%와 2.6%를 R&D에 투자했다. 한국GM은 3.6%, 르노삼성차 4.2%, 쌍용차 4.4% 등이다.
만도는 MRC 준공을 계기로 중국 고객들에게 생산·R&D·영업 등을 포괄하는 '종합 해결책'을 제공해 현재 110억 위안(약 1조7,999억원) 상당인 연간 매출액을 2018년까지 2배인 220억 위안(약 3조5,999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만도의 작년 연간 매출액은 5조6,356억원으로 전년보다 11.4% 늘었고, 영업이익은 3,126억원으로 22.1% 증가했다. 중국 매출 비중은 약 32%에 달한다.
올해 글로벌 매출 목표는 9조원으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이어 "만도가 글로벌 전략에서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생산 현지화뿐 아니라 R&D를 (지역에 맞춰) 특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도는 글로벌 특화 전략의 일환으로 2003년 설립한 베이징연구소를 확장·이전해 연면적 1만㎡의 지상 5층 건물로 새단장했다. 이는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2천만대에 달하는 중국에서 현지 완성차업계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설립 당시 14명이었던 연구 인력은 현재 255명으로 늘어났다. 중국인이 239명으로 90% 이상을 차지한다. 최대 350명이 근무할 수 있어 2018년까지 나머지 인력도 추가 충원할 계획이다.
인근 베이징공장 근처에 조성한 만도타운에는 10여개 현지 협력업체 공장들이 한데 모여있다. 만도 베이징공장 800여명을 비롯해 총 1천100여명이 근무 중이다.
정 회장은 "올해는 만도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는 해"라면서 "5월 폴란드 공장 준공에 이어 6월 베이징연구소와 선양공장을 준공했고, 7월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공장을 준공해 급속한 자동차 전자화에 대응하고 고객을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 회장과 신사현 만도 부회장, 김태윤 베이징현대차 총경리,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신축 베이징연구소는 제동·조향·현가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17만8천㎡ 규모의 주행시험장을 활용해 비포장도로와 먼지가 많은 중국의 환경과 시장 요구에 맞는 특성화 제품 개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만도는 베이징·쑤저우·톈진·선양·닝보·하얼빈 등 6개 지역에 공장을 두고 중국에 진출한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상하이기차, 창안기차, 지리기차, 제일기차, 광저우기차 등 다수의 현지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현대·기아차가 70%, 현지 업체들이 30%를 차지하지만 앞으로 현지 매출 비중을 더욱 키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