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인 음식거리>
경희대 파전골목
- 경희대 앞에는 파전에 막걸리를 파는 집들이 몰려 있어 예전 대학가의 낭만을 되살려주고 있다. 지하철 1호 선 회기역에서 1번 출구로 나와 경희대 방향으로 조금만 가다보면 좁은 길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파전집 간 판들이 보인다.
- 거리 자체가 사람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파전집 안 분위기도 1980년대를 떠올리게 한다. 1970~80년대 젊은이들의 추억이 가득한 곳에서 요즘 젊은이들 또한 예전에 그랬듯이 파전을 먹고 막걸리 와 동동주를 마시고 고민하며 추억을 만들고 있다.
- 그들의 식탁에 놓인 안주는 예나 지금이나 파전이다. 해물이 들어간 해물파전은 2㎝ 정도 두께에 지름도 30 ㎝는 족히 돼 보인다. 겉은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운 것이 씹는 맛과 재료의 맛을 고스란히 살리고 있다.
- 이 런 전 종류 말고도 도토리묵, 곱창볶음, 순대볶음, 닭볶음탕, 오징어볶음, 두부김치, 제육볶음 등 다양한 먹 을거리가 있다. 하지만 파전골목 인기 음식는 단연 해물파전이다.
공덕동 족발골목
- 지하철 5, 6호선 공덕역 4, 5번 출구로 나와 한겨레신문사 방향으로 가다보면 길 왼쪽에 족발골목이 나온다. 예전에는 이곳이 재래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족발집들이 모여 있다.
- 족발골목의 역사는 지금부터 약 30여 년 전에 시작됐다. 당시 공덕시장 한쪽에 2평 남짓 되는 식당을 차려 놓고 족발을 팔았던 집이 공덕동 족발골목의 효시다. 그때는 순대국과 함께 족발을 팔았다. 식당이 잘 되자 주 변 상가들이 업종을 바꾸었고 재래시장의 면모를 잃긴 했지만 족발골목은 번성했다.
- 이 골목 족발집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푸짐한 양과 특별한 서비스 음식이다. 족발을 시키면 뜨끈한 술국과 순대 한 접시가 공짜로 나온다. 족발의 양도 많아서 큰 것을 시키면 4명이 먹기에도 충분하다. 뜨끈한 국물 은 리필이 되므로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 그렇다고 양으로만 승부하는 것은 아니다. 맛있는 족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광장시장 전골목
- 일제강점기 일본의 여러 정책 가운데 하나가 서울의 시장 상권을 장악하는 일이었다. 그에 맞서 뜻있는 몇 사람이 모여 토지와 현금을 출현하면서 세운 곳이 광장시장이다.
- 그때가 1905년이었다. 광장시장은 서민들 의 상권을 앗아가려는 일본에 맞서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이다. 당시에는 농수산물이 주로 거래되었 으나 지금은 농수산물은 물론 한복과 일반 의류, 침구, 수예, 주방용품 등 없는 게 없다.
- 광장시장은 그 거대한 규모에도 놀라지만 시장 안 여러 먹거리 골목을 보고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골목길 양 쪽 옆으로 전을 파는 식당들이 있지만 길 가운데는 포장마차식으로 만든 점포들이 줄을 지어 늘어서 있다.
- 동남아 국가를 여행하다 보면 길거리 음식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광장시장 먹거리 골목은 대한민국 최대 규 모의 길거리 뷔페라고 할 수 있다. 광장시장 골목에는 다양한 음식을 파는 집들이 자연스럽게 구역을 이루고 있다.
교대 곱창거리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교대역 14번 출구 부근에 양곱창거리가 있다. ‘거북곱창’과 ‘교대곱창’ 등이 그 거리의 주인공이다. 원조인 거북곱창은 1984년 문을 열었다. 저녁 5~6시가 되면 이 거리에는 양곱창 굽는 냄새가 퍼진다.
- 곱창 굽는 냄새와 함께 식탁에 펼쳐진 음식만 봐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날씨가 좋으면 테라스 식탁에 앉아 먹을 수도 있다. 냄새와 분위기가 곱창거리임 을 알려주는 교대 곱창거리는 학생과 직장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북적댄다.
- 석유 드럼통 을 잘라 만든 것 같은 식탁들은 옛 분위기를 자아낸다. 분위기가 무르익는 시간이면 이 거리의 곱창집은 앉 을 자리 없이 꽉 들어찬다. 자리에 앉자마자 식탁에는 소금, 된장, 양념장 등의 장류와 마늘쫑, 양파, 당근 등이 기본찬이 올라온다.
- 양 곱창은 양파와 부추 등을 넣어 함께 볶아 먹는데 곱창구이를 먹고나면 철판에 밥을 볶아 먹을 수 있다.
낙원동 아구찜골목
- 낙원동 아구찜골목은 1970년대 초에 생기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에서 아귀로 만드는 음식은 아귀탕뿐이었 고 아귀찜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마산 등 해안가 도시에서는 아귀찜을 해먹었지만 그 음식이 서울까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아귀가 표준말이지만 흔히 아구로 표현한다.)
- 그때 낙원동에 ‘양지집’이라는 집에서는 매일 인천에서 아귀를 사다 아귀찜요리를 했다. 새로운 음식이 서울 한복판에 등장했다는 소문에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아구찜골목의 집앞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넘 쳐났다.
- 그러다 경기가 안 좋아지자 198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는 1년 사이에 열 집 정도가 문을 닫게 되었 다. 한 해에 열 집 정도가 문을 닫는 일이 벌어져도 지금까지 아구찜골목의 맥이 이어져오고 있는 이유는 그 맛이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아귀찜으로 시작한 메뉴에 해물찜이 더해졌다.
남대문 갈치골목
- 남대문시장 안에는 갈치조림 음식점들이 골목을 이룬 곳이 있다. 숭례문 앞 숭례문수입상가 아치를 통과해 서 쭉 걸어가다가 오른쪽에 있는 골목길로 따라 들어가면 갈치골목이 나온다.
- 바로 그 골목이 남대문 갈치골 목으로 역사가 40년이나 된다. 남대문 갈치골목에서는 처음부터 갈치조림을 대표메뉴로 내세운 것은 아니었다. 칼국수와 만두 등을 팔다가 주요메뉴를 생선요리로 바꿨다.
- 갈치조림과 함께 고등어조림, 동태조림 등을 내놓았지만 손님들은 유독 갈 치조림을 좋아했다. 시장 사람들은 물론이고 인근에 있는 회사원들도 찾아올 정도로 갈치조림은 맛있었다. 이미 소문난 남대문 갈치골목이 방송을 통해 소개된 뒤부터는 손님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 게다가 해외까지 알려져 일본인 관 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이러다보니 갈치를 조리는 냄비는 1년에 한 두 번은 갈아야 한다. 갈치조림에 들어가는 재료는 무와 파, 마늘, 고춧가루 등이다. 맛의 차이는 양념의 맛과 조림국물에 있다.
남대문 칼국수골목
- 서울은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시장이 남대문시장이다. 오래 전부터 내국인은 물론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언제 찾아가도 북적거리고 활력이 넘친다.
- 남대문시장 6번 출입구를 알 리는 아치를 통과해 조금 가다 보면 왼쪽으로 칼국수골목이 나온다. 골목 양쪽으로 점포가 있고 가운데는 사 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게 해놓았다. 남대문 칼국수골목에서 파는 음식은 칼국수, 수제비, 잔치국수, 열무냉면, 찰밥, 보리비빔밥, 냉면 등이다.
- 점포마다 요리하는 좁은 공간과 긴 식탁이 있고 그 앞에는 의자가 있다. 좁은 골목으로 다니는 사람도 많고 앉아서 먹는 사람도 많다. 불편하게 앉아 먹는 음식이지만 시장 분위기 때문인지 음식은 더 맛있다.
- 인기메뉴는 칼국수로 굵은 면발에 구수한 육수 맛이 좋다. 하지만 칼국수를 시켰다고 칼국수만 먹는 게 아니 다. 칼국수를 시키면 냉면이 맛보기로 나온다. 냉면을 시키면 칼국수가 맛보기로 나온다.
마포 주물럭ㆍ돼지갈비거리
- 마포대교 북단 지하철 5호선 마포역과 공덕역 부근에는 유난히 고기집이 많다. 이곳에 고기집이 밀집한 연 유는 옛날에 마포나루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 마포나루는 옛날부터 한강의 큰 나루터로서 새우젓 등 젓갈류 와 소금, 곡식류의 집결지였으며 맛 좋은 젓갈을 찍어 먹는 고기맛이 좋다고 널리 알려진 곳이었다. 젓갈을 보관하는 옹기를 구워 만들던 마을도 생겼다.
- 이 마을이 마포 주물럭˙돼지갈비거리가 있는 용강동이다. 마포대교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나루는 없어졌다. 나루터 주변의 상권은 문을 닫고 주택과 사무실이 들어 서게 되면서 옛 모습은 사라졌다.
- 하지만 그 거리에 있던 몇몇 음식점들이 활성화되면서 마포 고기골목의 효 시가 되었다. 현재 이 거리에는 주물럭과 돼지갈비, 목살과 항정살 등을 파는 고기집들이 모여 있어 저녁이 되면 고기 굽 는 냄새가 진동한다.
- 이 골목의 대표메뉴는 주물럭과 돼지갈비다. 쇠고기에 양념을 입혀 주물럭거린다 해서 주물럭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삼각지 대구탕골목
- 30년이 넘는 세월 삼각지에 대구탕 끓는 냄새가 이어지고 있다. 해장국 중 으뜸으로 꼽히는 대구탕이 삼각 지에 처음 자리 잡게 된 것은 1979년도다.
- 그때부터 지금까지 삼각지 주변에는 네 곳의 대구탕집이 우애 좋 은 형제처럼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대구탕골목이 유명해진 것은 군인들 덕이다.
- 삼각지 주변에는 육군본부 등이 있어 군인들이 많았는데 그들 이 주요단골이었다. 그들은 전국에서 모여드는 군인 동료들에게 시원한 대구탕 맛을 보이게 했는데 그 맛이 전국으로 소문이 났다. 또한 전출과 파견근무 등이 많은 군인의 특성상 외지에 갔다가 오랜만에 돌아오는 군 인들은 부대에 복귀하기 전 삼각지 대구탕 한 그릇을 먼저 먹고 부대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14번 출구로 나오면 우리은행이 나오고 그 뒷골목에 ‘원대구탕’과 ‘자원대구탕’이 있 다. 이 식당들이 오래된 집들로 세월이 지나도 맛은 언제나 한결같다.
생선구이골목
- 생선구이골목 주변에는 평화시장과 동대문시장, 동대문 쇼핑타운 등 빌딩들이 밀집해 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많은 사람들과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 주던 음식 중의 하나가 생선구 이였다.
- 점심식사 전부터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식당들은 생선을 굽는데 그 냄새가 고소하다. 골목 밖까지 퍼지는 생선 굽는 냄새에 이끌려 발길이 저절로 움직인다. 취급하는 생선도 아주 다양해 입맛에 맞게 생선구 이를 선택해 먹을 수 있다.
- 특이한 점은 굴비, 고등어, 삼치, 꽁치 등 다양한 생선을 연탄불에 구워 내온다는 것이다. 연탄불을 이용해 적당한 화력으로 은근히 구워 내면 기름기가 적절하게 빠져 고소한 맛을 더해준다. 반찬과 국 한 그릇이 나 오는 것은 일반 백반상과 같다.
- 생선에는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에 도움이 되는 성분은 물론 DHA 성분이 있 어 기억력 등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이밖에 노화방지와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