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양산을 넘어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발전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수소경제는 수소를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경제산업 구조를 일컫는다.
국내에서도 수소경제의 물꼬는 텄지만 발전 사업에서 이를 활용하지 않으면 저변 확대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가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범 사업에 나선 배경이다.
현대차는 한국동서발전 및 덕양과 양재 사옥에서 '수소연료지 발전 시범사업 MOU'를 체결한다고 11일 밝혔다.
3사는 협약에 따라 울산 화력발전소 내에 1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설비를 짓는다. 현대차는 연료전지 시스템 구축을 맡는다. 동서발전과 덕양은 각각 설비 운영 및 전력 판매, 수소 공급 등을 담당한다.
이번 시범 사업은 그동안 해외 기술이 잠식하고 있던 국내 연료전지 발전 시장에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발전 설비가 새롭게 보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소 기술의 장점은 공기 정화 기능과 함께 높은 발전 효율에 있다. 수소를 포함한 연료전지발전은 70~80%에 달하는 발전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풍력발전은 20~30%, 태양광발전은 10~20%에 불과하다.
발전이용률이란 해당 발전원의 실제 발전량을 최대 발전 가능 용량으로 나눈 값이다. 발전이용률이 높을수록 설계된 발전용량에 부합하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료전지발전은 지속적인 연료 공급을 통해 상시 이용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풍력·태양광발전은 발전 당시의 풍량과 일조량 등에 따라 발전량이 변하기 때문에 공급 안정성이 떨어진다.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수소의 효율이 가장 뛰어나다는 의미다.
올해 하반기 착공 예정인 1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 설비는 여러 대의 넥쏘 수소전기차 파워 모듈을 컨테이너에 탑재하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500kW급 컨테이너 모듈 2대로 구성된 이 설비는 연간 약 8000M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월 사용량 300kWh 기준 연간 약 22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번 시설은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 생산된 부생수소를 배관망을 통해 공급받아 운영 경제성 및 지역 에너지원 활용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특히 현대차가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을 지원함으로써 발전업체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규모가 커지면 수소경제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신규 고용 창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왼쪽부터) 덕양 이치윤 회장, 현대자동차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사장, 동서발전 박일준 사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